사진전 “좁은 길 스토리”가 곧 시작된다.

묵묵히 좁은 길만 고집하며 걸어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는 의미가 깊은 전시회가 아닐까

김성일사진전 좁은 길 스토리작가 김성일 대표. 전 기독교 한인방송 대표이자 평신도 선교사로, 한국기자협회 회원이며, 동포언론인으로 활동한 시간들 속에서 오직 정도(正道)가 아니면 걷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한길만을 걸어온 그가 이민 31년 만에 처음 사진전을 연다.

필자는 본지의 편집부 일을 집중하느라 취재에는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던 터라 이번 인터뷰에 나서기가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실은 파라과이 기독교 한인방송 초창기에 1년간의 자원봉사로 일했던 경험으로 누구보다도 취재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수년 전 본국정부의 공권력이 파라과이의 동포 방송을 중단하게 만드는 일이 있었음을 알고 나서 참 마음이 아파했던 터여서 이번 취재만큼은 꼭 필자가 해야겠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방송국 건물은 본지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어서 약속된 시간에 문을 두드렸다. 김 대표는 아주 반가운 얼굴로 맞이하며 스튜디오로 안내했다. 17년이 지났나무척 오래간만의 방문이라 감회가 새롭게 다가왔다. 여러 가지 주고받은 그간의 소식을 나누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1. 필자갑자기 사진전을 여신다기에 한편으로는 놀라기는 했는데요. 워낙 여러 분야에 관심이 있으셔서 곧 이해를 할 수가 있었어요. 사진전을 준비하시게 된 얘기부터 들어볼까요?

김 대표 : 19989월부터 시작한 동포방송이 만 12년만인 20109월에 중단이 되면서 그동안 93년도에 설립한 현지 기독교 선교재단법인 MILA 활동과 재외동포 기자로서만 조용히 지내왔지요. 25년 동안 동포행사가 있을 때마다 비디오로 기록하여 보관해온 자료와 사진들을 모으고 있었는데요. 2015년 한인이민 50주년 행사에 이민역사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그 계획이 전 한인회가 대사관에 의해 분규단체로 지정되면서 50주년 축하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당연히 계획했던 역사 사진전도 물거품이 되었지요.

그래서 이번에 준비한 것은 역사 사진전을 위한 동포들의 관심도를 타진해보는 시험무대라 할 수 있는데요. 우선 저의 걸어온 십 수 년간 의 길을 되돌아보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대신하여 기획한 것이라 할까요?

 

  1. 그럼 이 전시회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이민 50주년 역사 사진전을 준비하시게 되나요?

 

김 대표 : 이번 전시회의 목적중의 하나는 과연 이민 50년 역사 사진전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동포들의 관심과 참여의지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역사 사진전을 하려면 수많은 역사자료를 찾아야 하고, 비디오로 기록된 영상을 사진으로 캡쳐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작업을 하는 데에는 10명 정도의 팀이 10~12개월 이상을 작업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액자에 담을 한 장의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토샵과 그래픽을 동원하여 많게는 3~4일 까지 소요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만만치가 않은 작업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사진전 한번으로 끝낼 문제가 아니라 역사자료를 사진화보로 다음세대에 남기는 것입니다. 문제는 비용인데요. 전시회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사진집으로 자료를 남기려면 적어도 10~15만불 정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적지 않은 비용인데요. 제가 20년이 넘도록 기록한 자료를 다 내놓는다 하더라도 작업에 참여하는 인건비와 책자 인쇄와 경비를 과연 우리 동포들의 노력으로 될 수 있겠느냐가 문제이지요.

 

  1. 제가 보기에도 이곳에 보관되어 있는 자료들이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 할 수 없을 정도 일 텐데요. 보관하는 데에도 신경을 많이 쓰셔야 하겠네요.

 

김 대표: 비디오 자료는 시간이 흐르면 점점 칼라가 흑백으로 변하게 되어있지요. 그래서 kbs의 경우 그동안의 모든 비디오 테잎을 디지털로 전환시켜 보관하는데 수 백 억원 이상이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보관하고 있는 자료 상당수가 이미 영상이 소실된 것도 있어서 아마 서둘지 않으면 모두 포기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다행이 6mm DV 같은 경우는 아직도 좋은 편이라 다행이지만 대부분이 파라과이 더위에 노출된 상태가 문제입니다.

 

  1. 그렇군요. 그럼 오늘은 김 대표님의 개인 사진전 얘기를 해 볼까요? 사진을 전공하신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갑자기 무슨 사진전? 그랬거든요.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시게 되었어요?

김 대표 : 누구나 카메라는 다 가지고 있죠. 저도 예전의 필름 카메라도 있고 디카도 있는데 문제는 그냥 기술적 문제도 모른 채 그냥 찍는 사람 중의 하나였지요. 움직이는 비디오에 더 관심이 많았고, 이야기가 있고, 살아있는 영상들이 좋았거든요. 그래서 한국의 tv프로에서 요청한 프로를 찍어 편집하여 보낸 것으로 우리 라디오 운영재정을 충당하는 재미도 있어서 동영상만 집중하다 보니까 사진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가 방송국 홈페이지를 만들어 뉴스 사진과 남미 풍물을 올려야 하는데 사진이 너무 안 되니까 속상하더라구요. 그래서 방송이 중단되고 나서 카메라를 제대로 알고 싶어서 DSLR 쪽으로 도전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열심히 배워가고 있는 아마추어지요.

 

  1. 그런데 용기가 대단하시네요. 모두들 자신을 프로라고 하는데 구태여 아마추어라고 하시면서 사진전을 열게 된 이유가 또 있으실 것 같은데

김 대표 : 이제 칠순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에 프로 아마추어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일에 무언가 한몫을 하는 것이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동포 방송을 할 때 항상 내보낸 멘트가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동포사회를 만들어 가는 파라과이 기독교 한인방송입니다.”였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가만히 앉아 있어서는 안되겠죠. 인생 2기를 살아가는 7080세대들에게도 적당한 운동도 필요하지만 사진을 통해 멋진 취미생활을 해 보시기를 권해봅니다.

 

  1. 이번 사진전에 소개되는 사진은 어떤 것인지 소개 좀 해주세요.

김 대표 : 말씀 드렸듯이 방송을 시작한지 몇 년 이후부터 기록한 사진들인데요. 주로 저의 활동사진으로 일종의 다큐 사진이랄까요. 거의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언론인대회 활동, 세계 한국어방송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던 기록과 국회,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행사, 프로그램시상식 등 수많은 기록 중의 일부를 준비했고요. 근래 동포사회의 일부 행사와 전 루고 대통령 탄핵관련 기록, 오비에도 사고 직전의 기록한 사진 등이 골고루 양념으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작품사진이라고 한다면 감사하게도 그동안 자연 속에 나타난 의미 있는 사진을 촬영 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번 주어져서 동포 여러분에게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그리고 남미의 대표적인 관광코스인 이과수의 전경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사진을 준비했고요. 페루 잉카 유적지를 두 번씩이나 다녀온 기록들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조금 색다른 느낌의 전시회로 기획을 했는데요. 방송실과 녹음실 비디오 제작실 장비실 등을 활용하여 방송에 관련된 기록사진들이 전시되고, 실제 방송되었던 프로들이 흘러나오게 될 것입니다.

 

  1. 그림 전시회에서와 같이 이번 사진전에서도 구입을 원하는 사람에게 판매도 하시게 되나요?

김 대표 : 판매를 목적으로 준비한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원하시는 분에게는 판매를 하는 것도 생각하여 두었습니다. 다큐 사진을 제외하고는 판매도 하게 되는데요. 작품 사진들은 코팅유리에 고급 액자를 사용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이 작품들 중에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사진들도 몇 점이 있는데요. 한국의 가까운 사진가들의 평가에 의하면 월척을 낚았다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작품이다라며 큰 대회 참가를 권유받은 작품도 있습니다. 보시면 아마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1. 동포사회에서 공식적으로 기획 사진전을 준비한 적은 제 기억으로는 없었던 것 같은데요. 이번 사진전이 앞으로 우리 동포사회에 활발한 문화 활동의 계기가 되시기를 바라면서

끝으로 전시회 일정을 자세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김 대표: 돌아오는 610일 토요일 오후 2시에 공식 오픈식을 갖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주일은 오후 2~6시까지 관람 하실 수 있고요. 월요일 12일부터 17() 까지 한 주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하실 수가 있습니다. 특별히 오픈식에는 특별히 준비한 한방 전통 쌍화차 약재를 공수해와 직접 준비합니다. 많이 오셔서 따뜻한 쌍화차와 떡을 드시고 많은 위로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초청장은 각 공식기관 대표들에게만 보내드리고, 우리 동포들께는 지면으로 정중히 초청하오니 이해와 사랑으로 많이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특별히 감사한 것은 전시회 준비를 위해 후원하여 주신 CASA SAN JOSE, PARAGUAY JAZMIN S.A 홍보 광고로 적극 후원하여주신 남미 일간 동아 사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 필자가 작가와 나눈 대화를 지면 한계 상 다 실을 수는 없는 것이 아쉽지만 전시장 사무실과 각 전시방에 아직 전시되지 않은 작품들이 얼핏 보기에도 무척 정성을 들여 준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진전만큼은 우리 동포들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전시회라는 말을 전하며 모두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남미 일간동아 편집실]

알 수 없음의 아바타

글쓴이: 남미동아뉴스

파라과이 다이제스트 남미동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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