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작점은 자연일까, 실험실일까.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세균학자 마르크 엘로잇 박사 연구팀이 지난달 발표한 ‘라오스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감염력’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라오스 북부에 서식하는 박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SARS-CoV-2와 유사하고, 인체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SARS-CoV-2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코로나19를 유발한다.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포획한 관박쥐(Rhinolophus) 45종 645마리에서 타액과 배설물을 채취했다.
여기서 코로나바이러스 24종이 발견했는데, 그중 3종이 SARS-CoV-2와 유전적으로 유사했다. 바이러스의 표면에 SARS-CoV의 것과 닮은 ‘분자고리’를 갖고 있었다는 게 가장 큰 발견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 ACE2를 통해 인체로 진입하는 데, 이때 열쇠 역할을 한다.결국 이 바이러스도 SARS-CoV-2처럼 분자 고리를 이용해 인간 세포에 달라붙는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엘로잇 박사는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의 침투력은 초기 SARS-CoV-2보다 훨씬 강력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까지 야생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중 SARS-CoV-2와 유사한 것은 RaTG13이 대표적이다. RaTG13은 2016년 중국 남부 원난성의 광산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로, SARS-CoV-2와 유전체의 96%가 일치한다. 과학자들은 RaTG13과 SARS-CoV-2가 같은 조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다만 RaTG13은 인간 세포에 달라붙는 힘이 약하다는 게 달랐다. 반면 SARS-CoV-2는 인간의 기도 세포까지 침투해 치사율 높은 코로나19를 유발했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연구 결과다.
이후 야생동물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중국 남부,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다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지만, RaTG13만큼 유사한 것은 없었다. 코로나19 매개체로 지목됐던 천산갑도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라오스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도 RaTG13 만큼 비슷하고, 인체 감염력도 강력하다”며 “SARS-CoV-2가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져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추정했다.
야생 바이러스, 미래 대유행 예측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책임론 논쟁에 불을 붙일 결과라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서는 자연 상태에서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전파됐을 것이라는 ‘자연 기원설’과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실험 중 유포됐을 것이라는 ‘실험실 기원설’이 충돌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