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 독일 드레스덴의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코로나19 집중 치료를 받는 환자를 돌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를 맞은 유럽이 올겨울에만 50만 명이 추가로 사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고 4일(현지시간) 미 CNN 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이날 세계보건기구(WHO)의 한스 클루게 유럽지역국장은 “유럽의 전파 속도가 매우 염려된다”며 “우리가 다시 한번 코로나19의 진원지(epicenter)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클루게 국장은 이어 “신뢰할 만한 추정치에 따르면 우리가 현재 궤도에 머무를 경우 내년 2월 1일까지 유럽과 중앙아시아에서 50만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동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같은 날 독일에서는 일일 확진자 수가 3만 3949명을 기록,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CNN은 전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에 대해 보다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도 이달 들어 일평균 확진자 수가 3만 5000명을 넘어섰고, 우크라이나는 2만명 넘는 확진지가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일(현지시간)부터 수도 키예프에 코로나19 제한 조치를 추가로 부과했다. 올해 7월 확진자 수가 60~70명 수준이었던 라트비아는 불과 몇개월 만에 2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코로나19 확산이 심화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경찰들이 붉은 광장을 방문한 시민들에게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백신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데 있다고 WHO는 분석했다. 클루게 국장은 “코로나19 검사가 허술해지고 백신 접종률이 낮은 발칸, 동유럽 국가 위주로 재확산 위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집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2~3일 기준 라트비아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54.4%, 러시아 33.5%, 우크라이나 17.5%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접종률이 높은 포르투갈(86.2%), 이탈리아(72.7%), 스페인(78.9%), 영국(68.1%) 등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
앞서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지난해 3월 WHO의 팬데믹 선언 이후 지난달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500만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했다. 각국의 통계가 정확치 않은 것을 고려하면 500만 명은 최소치로, 최대 1000만 명까지 추정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uuu@joongang.co.kr
영국, 병원직원 이중생활에 충격…살인에 시신 100여구 능욕
34년 전 살인 덜미 잡힌 뒤 여죄 봇물 터지듯
성도착 범죄자…”집안엔 상상할 수 없을 타락의 자료”
(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영국의 병원에서 일하던 전기기술자가 34년 전의 살인사건 2건을 자백했다. 그는 당시 사건의 피해자뿐 아니라, 본인이 일하던 병원의 영안실을 드나들며 시신 100여구를 능욕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데이비드 풀러(67)는 이날 영국 켄트주 메이드스톤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1987년 발생한 웬디 넬(당시 25세)·캐럴라인 피어스(당시 20세) 살인 사건을 자백했다.
작년 12월 체포된 풀러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살인 혐의를 부인해왔지만, 이날 마침내 혐의를 인정했다. 5개월 간격으로 살해된 채 발견된 두 여성에 대한 살인사건은 ‘원룸(Bedsit) 살인’으로 불리며 영국의 대표적인 미제 사건으로 꼽혔었다. 풀러는 사건 당시 채취됐던 증거물에서 DNA가 새롭게 확인되면서 작년 12월 체포됐다. 최근 DNA 분석 기술 발전으로, 당시 채취했던 샘플이 분석 가능해진 영향이었다.
풀러는 2008∼2020년 본인이 일하던 병원 영안실에서 시신을 강간한 혐의도 받고 있다. 풀러는 재판에 넘겨지기 전 ‘시신 능욕’ 51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한 상태다. 경찰은 피해자 수가 100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범행의 증거는 작년 12월 풀러의 자택을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컵 선반 뒤에 숨겨진 총 5TB 규모의 하드드라이브에는 풀러가 시신을 능욕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인터넷에서 다운받은 이미지 등을 포함하면 자료가 약 400만 개에 이르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전기기술자로서 영안실 출입증을 갖고 있던 풀러가 다른 사람들이 퇴근한 뒤 병원을 찾아가 폐쇄회로(CC)TV를 가린 채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풀러는 범행한 후, 시신의 신원 확인을 위해 고인의 사진을 페이스북에서 찾아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풀러는 이날 재판에서는 34년 전 넬 2건의 살인사건 직후에도 여성의 시신을 욕보인 사실도 털어놨다. 던컨 앳킨슨 검사는 “풀러의 하드드라이브를 확인했을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성적 타락의 자료가 쏟아져나왔다”며 “이런 이미지는, 풀러가 정신 질환 때문이 아니라 성적 희열 때문에 범행했다는 증거가 된다”고 밝혔다. id@yna.co.kr
300만 피서객 갈 곳 잃었다…해수욕장 감쪽같이 사라진 나라
그리스의 해안이 기후위기로 잠기고 있다. 그리스 네아 포티데아 마을 일부가 수몰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구온난화가 그리스 관광 산업을 집어삼키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변 곳곳이 바다에 잠긴 게 직격탄이 됐다. 높은 부채와 코로나19에 관광업까지 붕괴하면서 국가 경제가 기후위기에 침식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기후위기에 휘청이는 그리스의 관광 산업 실태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그리스 북부 할키디키 지역의 해수욕장은 더는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곳은 드넓은 모래 해변과 역사적인 유적지가 많아 그리스의 연간 방문객 약 3000만명 중 10%가 찾을 정도로 유명한 휴양지였다. 하지만 최근 해안 침식으로 해수욕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지역사회장 조지 페르페리스(59)는 젊은 시절, 가족과 자주 찾던 해변이 바다에 잠겨버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페르페리스는 “이곳에 완전히 사라진 20m짜리 모래사장이 있었다”며 “우리 가족은 여기 모여 수영하고, 어부들은 그물 낚시를 하곤 했다”고 회상했다.
할키디키 뿐만이 아니다.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해안 침식에 취약한 지역은 할키디키를 포함해 18곳에 이른다. 관광업 의존도가 높은 이 지역들은 이미 그리스 금융위기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덮친 기후위기에 지역 경제는 곤두박질쳤다. 페르페리스는 “앞으로 해변이 완전히 사라진다면, 지역 주민들은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그리스 경제의 관광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 국가 경제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2019년에만 180억 유로(약 24조 65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리스 총리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가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안 침식으로 관광업이 붕괴하면, 그리스 경제까지 휘청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기후위기에 따른 경제 붕괴를 경고해 왔다. 2009년 그리스 중앙은행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2100년까지 매년 국내총생산(GDP) 2% 감소에 해당하는 7000억 유로(약 958조원)의 경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도 지난 9월 지중해 ‘EUMED7’ 정상회의에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침식은 그리스의 중요한 관광지를 위협했다”며 “위기의 비용은 국가 경제적으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기후위기 심각성을 호소했다.
그리스는 이미 과도한 국가 부채에 허덕이고 있다. 국가 부채가 GDP 대비 196.6%에 달하는 등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진 국가로 꼽힌다. 가뜩이나 과도한 국가채무로 불안정한 경제에 관광산업 침체까지 겹친 것이다. 결국 그리스가 기후위기에 직접적인 피해를 겪는 국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채무 상환을 위해서라도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수적이라고 조언했다. 키프로스대의 스타브로스 제니오스 교수는 “그리스는 앞장서서 (통화) 완화정책을 실시하는 국가들의 선두에 서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21세기가 끝날 때쯤에는 GDP 성장률이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