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메르코수르 30주년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 무역관장)

본지는 한중남미협회 발행 잡지 “K-Amigo” 2021년 여름호에 기고된 메르코수르 30주년 기고문을 파라과이 한인동포들께 6회에 걸쳐 게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4 회

남미대륙 국가들의 백신생산 계획이 보도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하여 메르코수르 바이오산업현황도 간단히 짚어보자.

아르헨티나 제약업체 리치몬드 사(Laboratorios Richmond)는 러시아 스푸트닉(Sputnik V) 시제품을 4월에 생산에 성공하였다. 다만, 본 생산은 공장을 신설하여야 하는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르헨티나 인프라 공사가 계획이 차질을 겪는 일이 많았다는 선례를 감안한다면, 아르헨티나산 Sputnik V 백신 대량생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의 Hetero 제약사는 우선 러시아와 기술이전계약을 체결 후, 그 다음으로 아르헨티나와 기술협력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라과이 제조업체인 라스카 사 (Lasca Paraguay S.A.)도 러시아 Sputnik V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원료단계부터 제조할 시설이 없다는 것이다. 대용량을 수입하여 일회용 분 병(分甁)을 계획하고 있는데 월 55만 병 목표이다. 브라질은 아스트라제네카(AZ) 및 중국 코로나박(CoronaVac)을 3~4월부터 라이센스 생산 중이다. 나아가 독사연구소로 유명한 부탄탄(Butantan)에서 백신(ButanVac)을 자체 개발하였으며, 현재 브라질 보건위생 당국(Anvis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외에도 5월 중순 현재 멕시코와 아르헨티나가 공동생산을 추진 중인 AZ백신의 경우 현재 대량생산은 지연 중이며 브라질 정부 당국은 러시아 스푸트닉(Sputnik V) 백신은 승인을 거부하여 브.러시아간 외교갈등으로 비화하였다. 인구 2.1억 명의 브라질 제약시장을 제외하고는 인구 1.2억 명의 멕시코조차 제약 인프라시설이 충분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한국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중국, 대만과 단교조건으로 파라과이에 중국 백신 공급의사“보도와 관련하여 미국의 대중국정책(특히 미.중무역전쟁 진행 중) 및 대 대만정책을 고려 시 미국은 파라과이가 대만과 단교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파라과이 현 집권당은 친 대만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따라서 단교 가능성은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

세계무역질서는 미국, 중국 간의 패권경쟁에 맞춰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에 접근하기 위하여 환경기준 강화가 필수인 시대가 도래하였다. , 메르코수르는 물론 모든 정부는 세계 흐름을 살피며 정책결정을 하여야 자국기업들이 생존할 수 있다.

우선 한·중·일이 참여한 RCEP (역내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와 일본이 참가한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고자 CPTPP에 가입하는 경우 USMCA(미국-멕시코-카나다협정)와 연동된다.

콜롬비아, 영국은 이미 CPTPP에 가입을 신청하였다, 2012년 창설된 태평양동맹(Alianza del Pacífico)중 3개국(멕시코,페루, 칠레)은 CPTPP에 이미 가입하였다. 콜롬비아까지 가입 시 태평양동맹 4개국 모두가 가입하게 되면서 메르코수르는 섬처럼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

이전처럼 작은 규모의 국가 간 FTA는 메가 FTA로 무역질서가 재편되는 흐름이 관측되며, 이는 곧 국가들의 횡/종 연결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알리고 있다. 마치 항공사들이 스카이팀, 스타 얼라이언스, 원 월드와 같은 ’코드쉐어‘기법으로 재편되던 시대를 보는 것과 같다. 미국, 영국, 한국이 CPTPP에 가입하면 RCEP, CPTPP, EU, USMCA 축으로 세계무역질서가 형성되며, 글로벌 기업들은 메가 FTA를 바탕으로 지역전략 수립에 박차를 가할 것이다.

복잡하게 얽히는 FTA 어디 하나에도 메르코수르가 합류하지 못한다면 해당 국가 소재 기업은 피해를 볼 것이며, 일자리 또한 위협받을 것이다.

개인소비자 행태 또한 직구, 역직구 확산에서 볼 수 있듯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크로스 보더(Cross Border)무역의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빈부양극화, 직구(e-Commerce)로 향후 독자/자생 가능한 내수인구 필요조건은 ”최소 1억 명 이상“일 듯하다. 과거처럼 인구 4천만 명이면 큰 시장이라는 개념은 더는 유용하지 않아 보인다(현 아르헨티나 인구는 46백만 명 추정).

시장개방을 반대하는 아르헨티나의 최근 동향을 살펴보면 채무조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나아가 중남미 좌파 부활을 완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알 수 없음의 아바타

글쓴이: 남미동아뉴스

파라과이 다이제스트 남미동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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