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메르코수르 30주년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 무역관장)

본지는 한중남미협회 발행 잡지 “K-Amigo” 2021년 여름호에 기고된 메르코수르 30주년 기고문을 파라과이 한인동포들께 6회에 걸쳐 게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5 회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IMF 채무(450억불), 파리클럽(Club de Paris) 채무(24억 불. 5월이 만기임) 상환을 연기하고자 5월 중순에 유럽 4개국을 순방하였다. 까사 로사다(Casa Rosada : 아르헨티나 대통령집무실)는 일단 상환 시기를 10년 이상 연장을 희망하고 있는데 IMF로서도 최소한도의 재정적자 개선조건이 타결되면 연장을 승인하는 것 외에는 다른 마땅한 방법이 없을 듯해 보인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IMF 채무는 “국가가 차입한 것이 아니며 마끄리 전 정권이 차입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상환할 의사는 있으나 능력이 없다”고 정권교체 후 발표한 바 있다).

코로나19가 야기한 경기침체는 남미 정치지형을 뒤흔들어 볼리비아(2020.11.좌파집권), 에콰도르(2021.4. 우파후보 당선)의 경우 집권세력이 뒤바뀌었으며, 파라과이 대통령 또한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탄핵위기까지 몰렸다 살아났다(2021.3). 페루(대통령결선투표. 2021.6)는 좌파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또한, 지하철요금 인상으로 시작된 지난 2년간의 반정부 시위로 칠레(2021.11) 또한 정권교체가 예상된다.

아르헨티나는 메르코수르 화상회의 직후 브라질 룰라(Lula da Silva) 전 대통령(2022.10 대선 출마 예상, 올해 75세이다), 볼리비아 루이스 아르세(Luis Arce) 현 대통령(좌파 모랄레스(Evo Morales) 전 대통령후계자)과 3자 화상회의를 개최하여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에게 보라는 듯 좌파 단합을 과시하였다.

또한, 마두로(Nicolás Maduro) 베네수엘라 대통령(좌파 차베스(Hugo Chávez) 전 대통령후계자)을 반대하는 미주국가들 동맹인 리마그룹(Grupo de Lima)도 아르헨티나는 탈퇴하였다(21년 3월). 아르헨티나는 현재 남미 좌파부활 중추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작년(2020) 말 부터 곡물가격이 지속 상승하여 2012년도 수준까지 도달하고 있다. 치솟는 구리, 철광석 등을 보면서 원자재 슈퍼사이클(Súper Ciclo)이 올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원자재 가격은 상승과 하락을 겪었다. 상승곡선 당시 기회를 충실히 살린 국가들의 위상은 많이 바뀌었다. 특히 2010년 이후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우루과이, 파라과이, 볼리비아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였다. 반대로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는 끝없는 후퇴를 지속하였다. 여러 요인 중 포풀리즘(Populismo)을 지적 안 할 수 없을 것이다.

가격하락 시에는 재정지출을 줄이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나, 포풀리즘의 생리인 “경직성”은 지출규모를 줄이는데 결정적인 장애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메르코수르 국가들은 이번 커마더티(Commodities) 가격 상승기를 포스트 코로나 경제부흥대책으로 반드시 연결해야 할 것이다.

(커마더티 가격상승으로 증가하는 세수를 아르헨티나는 현재 42%인 빈곤율을 줄이는데 우선 투입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즉 이번 가격상승 기회를 못 살릴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질서가 메가 FTA로 재편되는 오늘날, 지난 4월 한 달만 보아도 미국은 40개국 기후정상회담(Cumbre de Líderes sobre el Clima) 개최, 전 세계 법인세 하한선 추진, 반도체기업 화상회의 개최 등을 주도하였다. EU 각국은 미국 IT기업 시장독점문제를 해결하고자 높은 강도의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세계경제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요소들로 작용할 것이다. 예로 미국기업들이 5월에는 반도체연합(Coalición de Semiconductores en EE.UU.)을 결성하였다. 중국을 배제시키는 미국중심의 공급망 재편 추진이 가시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메르코수르(특히 아르헨티나)는 중국에 편향되기보다는 미국과 중국 양쪽을 다 활용하는 전략을 펼쳐야 중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하는 환경문제를 외면하고는 그 어느 국가도 미국과의 협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브라질에서 아마존 훼손(Deforestación en el Amazonas)을 막는 가시적인 대책을 하루빨리 내놓는 것만이 메르코수르가 미국과 EU로부터 지원을 받는 시작이 될 것이다.

알 수 없음의 아바타

글쓴이: 남미동아뉴스

파라과이 다이제스트 남미동아뉴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