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한국 이민 60년의 발자취와 코이카 30년 협력의 결실
지구 반대편, 약 1만 8천 킬로미터 떨어진 파라과이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구 700만 명의 나라다. 한국의 네 배에 달하는 국토를 가졌고, 스페인어와 원주민 언어인 과라니어가 공용어로 사용된다. 특히 과라니어는 원주민 언어로는 드물게 공식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타이푸 댐을 통한 전력 수출로 청정에너지 강국이며, 인구의 60% 이상이 35세 이하인 젊은 역동성을 지닌다. 2025년은 한국인의 파라과이 이민 60주년이자 한국국제협력단(KOICA) 파라과이 사무소 개소 30주년이 되는 해다.
이민 60년, ‘작지만 단단한’ 한인 공동체의 성장
1962년 한국과 파라과이의 수교 이후, 1965년 공식 이민단 95가구 약 300명이 파라과이에 정착하며 한국인의 이민이 본격화되었다. 파라과이는 중남미 국가 중 최초로 한국인 이민을 받아들인 나라로 기록된다. 현재 약 5천여 명의 한인이 파라과이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며, 상업, 의료, 건축,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민 1세대가 터전을 닦았다면, 2·3세대는 정계와 전문직 등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며 공동체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파라과이 현지에서 한인 사회는 ‘작지만 단단한 공동체’이자 부지런함의 상징으로 인식된다. 실제로 파라과이의 전통적인 점심 휴식 문화인 ‘시에스타(siesta)’에도 불구하고 한인 상점들은 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이어가, 지역 상권의 관습 자체를 변화시켰다는 일화는 한인들의 근면성을 잘 보여준다.
코이카 30년, 파라과이와 함께한 성장의 시간
코이카는 1995년 파라과이 사무소 개소 이래 파라과이의 발전에 기여해왔다. 초기에는 1차 의료 사업에 집중하여 수도 인근 림피오시에 보건소 20개 신축 및 개보수, 진단 장비 및 보건정보시스템 장비 지원 등을 통해 보건소 이용자 수를 두 배 이상 증가시켰다. 특히 비감염성 질환 예방 및 관리 체계 도입은 림피오시가 2022년 건강도시 인증을 받는 데 기여하며, 지역 건강 인식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부터 시작된 항공 분야 협력 사업도 주목할 만하다. 코이카는 항공훈련센터 건립, 격납고 및 시뮬레이터, 항공기 마련 등을 통해 조종, 정비, 관제 훈련이 모두 가능한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는 중남미 항공 교육의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파라과이 인구의 젊은 특성을 고려하여 ICT 기반 교육, 보건, 금융 시스템 등 디지털 전환 전략 수립에도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의 결과로 코이카는 2025년 파라과이 발전에 기여한 개인이나 기관에 수여되는 ‘라스 레지덴타스상(Las Residentas Award)’을 수상하며, 한국의 30년간의 협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 상은 과거 전쟁 중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여성들을 기리는 상으로, 현재는 파라과이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주어진다.
한국은 파라과이의 5대 공적개발원조(ODA) 공여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보건, 교육, 문화, 무역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한 교류가 이어지고 있으며, 파라과이는 더 이상 멀고 낯선 나라가 아닌,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가는 동반자로 인식되고 있다. 이민 60년, 코이카 30년의 시간은 한국과 파라과이가 함께 이룬 성장의 시간이었으며, 앞으로 100년을 함께 할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관련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URkOmBpd-7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