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IMA H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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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25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파라과이가 세계 182개국 중 150위를 기록하며 부패 척결에 사실상 진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남미 대륙 내에서 최악의 부패국으로 꼽히는 베네수엘라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순위로, 국가 청렴도 제고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지시간 지난 10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파라과이의 부패인식지 점수는 100점 만점에 24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와 동일한 점수로, 방글라데시,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파라과이는 지난 10년 동안 2016년과 2021년 30점을 기록하며 일시적인 개선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최근 다시 2013~2014년 수준인 20점대 초반으로 회귀하며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미 지역 내 국가별 순위를 살펴보면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우루과이가 73점으로 17위에 올라 역내 가장 청렴한 국가로 조사되었으며, 칠레(63점, 31위)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파라과이는 150위(24점)에 머물렀으며, 극심한 정정 불안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10점으로 세계 180위를 기록해 남미 내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점은 미주 대륙 전반의 부패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미국은 전년보다 1점 하락한 64점을 기록하며 29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지난 10년 동안 12점이나 하락한 수치로, 역사상 가장 낮은 점수다. 국제투명성기구는 미국의 독립적인 사법권 훼손 시도와 시민사회에 대한 지원 감소가 전 세계적인 부패 방지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정부의 무책임한 방치가 민주주의를 침식시키고 초국가적 조직범죄의 성장을 허용했다”며 “이는 공공 서비스의 질 저하와 인권 침해로 이어져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멕시코(27점), 브라질(35점), 콜롬비아(37점) 등에서는 부패한 권력이 범죄 조직과 결탁해 정치에 개입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파라과이 역시 고질적인 구조적 부패와 공공 서비스 내의 부당 거래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핵심 요소로 지목된다. 특히 사법부의 독립성 결여와 정치권의 이권 개입은 국제 사회의 투자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파라과이가 부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강력한 사법 개혁과 더불어 시민사회의 감시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