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cable)에 소재로 등장했다고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1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문은 이 드라마가 암울한 한국 경제의 좌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P는 이날 ‘국무부 전문은 오징어 게임에서 한국 정치 메아리를 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은) 오징어 게임이 내년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암울한 경제 상황에 관한 한국 사회의 좌절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오징어 게임은 한국 양당 모두 부패 의혹으로 얼룩져 있는 한국 대선 상황의 정치적 시대정신을 포착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징어 게임의) 어두운 이야기의 중심에는 평균적 한국인이 느끼는 좌절감이 있다”고 했다.
이어 두 주요 정당의 대선 경쟁자들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건설을 내세우지만 이들의 주장은 청년층 사이에서 이미 커지고 있는 정치적 냉소주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P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가족의 비위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였다고 했다. 전문은 한국 언론의 정보원과 비평가들이 오징어 게임의 호소력을 한국의 승자 독식 사회와 계층 불평등에 대한 이 드라마의 묘사에 있다고 본다는 내용도 담았다.
전문은 “한국이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했으며, 2020년에는 19세에서 29세 사이의 한국인들의 상승 이동 가능성을 비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됐다”고 했다.
이어 FP는 “1970년대 이후론 실제 전보를 통해 전송되지 않고 있는 외교 전문은 해외 외교관들이 (속한) 각 나라의 동향 분석, 중요한 회의 내용 보고, 정책 권고 등에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FP는 누가 전문을 작성했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주한미대사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이 전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FP는 전했다.
토트넘이 구단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소식이 알려진 뒤인 16일(한국시간) 오후 10시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손흥민 등 7명이 그라운드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렸다.[사진 토트넘 페이스북 캡처]
손흥민(29·토트넘)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는 별다른 입장발표 없이 그와 선수들이 훈련중인 사진을 올렸다.
토트넘 구단은 16일(한국시간) 오후 10시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손흥민 등 7명이 그라운드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을 올리며 “훈련사진, 원팀 원드림”이라고 글을 썼다. 다만 사진을 찍은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으며, 하루전에도 같은 사진을 올린 바있다. 구단은 아직까지 코로나19 감염선수의 이름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는 토트넘 선수 두명이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며 “손흥민이 뉴캐슬 전에 출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데일리 홋스퍼’고 트위터를 통해 “손흥민과 브리안 힐(스페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전해, 손흥민의 확진 소식이 기정사실화 하는 분위기다. 영국 보건당국의 규정에 따라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들은 10일간 격리에 들어간다.
한편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축구협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손흥민이 이달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 4차전을 치렀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5일 영국에서 입국해 벤투호에 합류했고, 7일 국내에서 시리아전을 치른 뒤 12일 이란 원정 경기를 소화하고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다른 대표팀 선수들의 방역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이란 원정 당시 두 차례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했는데, 손흥민은 출국 전날 받은 두 번째 검사까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며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는지 토트넘 구단 등에 문의했는데, 아직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란 원정 후 귀국한 선수들은 국내에서 받은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 반응을 보인 상태다.ko.sukhyun@joongang.co.kr
해상 도시로 변한 중국 상하이(上海)의 루자쭈이(陸家嘴) 금융가, 3층 높이까지 물에 잠긴 영국 런던의 버킹엄궁, 바다 위로 홀로 솟은 미국 뉴욕의 자유의 여신상….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이상 상승할 때 세계 주요 도시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기후변화 연구단체인 ‘기후 중심(Climate Central)’이 제작해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가상 장면이다. 산업화 이전보다 지구의 평균기온이 섭씨 기준 3도가 올라갔을 때 물에 잠길 주요 도시의 모습을 그렸다. CNN에 따르면 연구팀은 각 도시의 해발고도와 인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 규모를 예측했다.
영국 버킹엄궁 기온이 1.5도(왼쪽)만 올라도 궁궐이 상당 부분 침수됐다.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상승 규모는 평균기온 상승 폭에 좌우되고, 피해 규모도 이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의 마지노선은 과학자들이 기후 재앙의 ‘티핑포인트’(갑작스러운 변화의 순간)로 상정한 1.5도였다.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으면 작은 섬나라는 아예 물속으로 사라지고, 전 세계 곳곳의 도시들이 물에 잠긴다. 현재 지구의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2도 올랐다.
연구팀은 이미 전 세계에서 약 3억8500만 명이 침수 가능 지역에 산다고 지적했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고, 더는 기온이 오르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그 정도다. 기온이 더 오르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진다. 평균 잡아 기온 상승이 1.5도가 되면 5억1000만 명, 3도면 8억 명이 피해를 본다. 전 세계 수억 명의 생활 터전이 물속 으로 가라앉는다는 이야기다.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기온이 3도 오를 경우 도시 전체가 물속에 잠겼다.
해수면 상승 피해는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됐다. 침수 피해 예상지역 상위 10곳 중 8곳이 아시아에 있다. 그중에서도 중국·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가 해수면 상승에 가장 취약한 국가로 꼽혔다. 중국은 2050년까지 평균기온이 3도 오를 때마다 2억 명이 침수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지난 몇 년간 석탄 소비가 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석탄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지난 9월 네이처에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잔존하는 석유·천연가스의 60%, 석탄의 90%를 2050년까지 채굴하지 않고 남겨둬야만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낮추면 지구온난화 문제 해결도 희망적이다. 그러나 기후변화를 완벽히 피할 수는 없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평균기온이 지금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중국이 2060년 이전에 탄소중립(제로)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홍수와 폭풍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에 맞설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방어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도 기후변화 대처의 성패를 가를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비용 감당이 힘든 저소득 국가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연구팀은 “극단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은 지구의 미래를 점점 위험으로 몰아넣을 것”이라며 “지구온난화 방어에 실패하면 전 세계 주요 해안도시 수십 곳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시간이 부족한 만큼 평균기온 상승 폭을 1.5도 이하로 유지하기로 한 파리기후협정 합의를 먼저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lee.minjung2@joongang.co.kr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시작점은 자연일까, 실험실일까.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세균학자 마르크 엘로잇 박사 연구팀이 지난달 발표한 ‘라오스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의 인체감염력’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라오스 북부에 서식하는 박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SARS-CoV-2와 유사하고, 인체감염력이 높은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SARS-CoV-2는 코로나바이러스의 한 종류로 코로나19를 유발한다.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지난해 여름 라오스 북부 동굴에서 포획한 관박쥐(Rhinolophus) 45종 645마리에서 타액과 배설물을 채취했다.
여기서 코로나바이러스 24종이 발견했는데, 그중 3종이 SARS-CoV-2와 유전적으로 유사했다. 바이러스의 표면에 SARS-CoV의 것과 닮은 ‘분자고리’를 갖고 있었다는 게 가장 큰 발견이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 표면의 수용체 ACE2를 통해 인체로 진입하는 데, 이때 열쇠 역할을 한다.결국 이 바이러스도 SARS-CoV-2처럼 분자 고리를 이용해 인간 세포에 달라붙는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엘로잇 박사는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의 침투력은 초기 SARS-CoV-2보다 훨씬 강력하기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NYT에 따르면 현재까지 야생에서 발견된 코로나바이러스 중 SARS-CoV-2와 유사한 것은 RaTG13이 대표적이다. RaTG13은 2016년 중국 남부 원난성의 광산에 서식하는 박쥐에서 채취한 바이러스로, SARS-CoV-2와 유전체의 96%가 일치한다. 과학자들은 RaTG13과 SARS-CoV-2가 같은 조상을 공유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다만 RaTG13은 인간 세포에 달라붙는 힘이 약하다는 게 달랐다. 반면 SARS-CoV-2는 인간의 기도 세포까지 침투해 치사율 높은 코로나19를 유발했다는 게 지금까지 알려진 연구 결과다.
이후 야생동물 바이러스 전문가들이 중국 남부, 캄보디아, 태국 등에서 다수의 코로나바이러스를 확인했지만, RaTG13만큼 유사한 것은 없었다. 코로나19 매개체로 지목됐던 천산갑도 그중 하나다. 연구팀은 “라오스에서 발견한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도 RaTG13 만큼 비슷하고, 인체 감염력도 강력하다”며 “SARS-CoV-2가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져 인간에게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추정했다.
야생 바이러스, 미래 대유행 예측
새롭게 발견된 바이러스가 코로나19 책임론 논쟁에 불을 붙일 결과라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해서는 자연 상태에서 동물을 매개로 인간에게 전파됐을 것이라는 ‘자연 기원설’과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실험 중 유포됐을 것이라는 ‘실험실 기원설’이 충돌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중국에서 농촌 지역 총각의 결혼을 위해 지역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자는 제안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후난성 웨양시 샹인현 정부가 최근 농촌 총각의 결혼난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으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대책에는 지역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는 방안과 소개팅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 신혼부부의 등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 고용 기회와 급여를 늘리는 방안 등 4가지 제안이 담겼다. 샹인현 정부는 “농촌 여성은 고향을 사랑하고 고향을 유지하도록 교육받아야 한다”며 “불균형한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여성들은 고향에 머물러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을 고향에 머무르도록 하는 방안을 놓고 온라인에서 강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모욕적인 방안이라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아직 농촌에 머무는 여성들도 이 제안을 보고 모두 떠날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은 오랜 한 자녀 정책과 남존여비 전통으로 인해, 여성 100명당 남성 수가 114명에 이를 정도로 남초 현상이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국제 평균은 여성 100명당 남성 105명이다. 게다가 농촌지역은 이촌향도 현상까지 더해져 남초 현상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샹인현의 발표는 지난달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농촌 지역을 시찰한 이후 나왔다. 리 총리가 지난달 16~18일 중국 남부 광시좡족 자치구의 위린시 루촨현과 난닝시를 방문하자, 주민들은 리 총리에게 “농촌에서 결혼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홍콩 <명보>는 “바로 다음날 중국공산당 루촨현 당위원회 사무국은 농촌 남성들이 현지에서 배우자를 찾지 못하는 어려움과 대책에 대한 정보를 제출하라고 각 마을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런 제안이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올해 초 중국 연구소의 한 고위 간부가 농촌의 수백만 미혼 남성을 위해 도시 미혼 여성들을 이주시키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고 전했다. haojune@hani.co.kr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 것과 관련해 일본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일본 언론들은 12일 이재명 지사의 소식을 상세히 전하면서 이 지사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일본군 ‘위안부’ 등 현안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일본의 시각을 전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이재명 지사는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이 돋보이는 정치인”이라며 “정권을 잡을 경우 ‘위안부’ 문제 등 일-한 관계 현안에서 문재인 정부의 엄격한 노선을 계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추월하겠다”, “침략 국가인 일본이 분단됐어야 했다”, “(일본군 ‘위안부’ 관련해) 전쟁에 강제 동원돼 체계적, 장기적으로 조선 여성에게 집단 성폭력을 가했다”는 발언을 소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지사가 외교에서 실용주의를 내세운다”며 “성장한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관계를 재정의하고, 국익 중심의 실익주의를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다만 역사나 독도 문제에 있어서는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현안과 별개로 경제·사회·외교 협력은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의 투트랙 전략을 견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극우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이 지사는 선거 과정에서 일본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양국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문재인 정부를 상대하지 않고 정권 교체를 기다리고 있지만, 이재명 지사가 당선될 경우 해결이 더 멀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dandy@hani.co.kr
2000년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배틀로얄’은 이런 광고 문구로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줬습니다. 다카미 고슌(高見広春)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실업률이 15%에 달해 혼란이 극심해진 일본이 배경입니다. 청소년들에게 강한 생존능력을 키워준다며 정부가 중학생들을 무인도에 몰아넣고 서로를 죽이는 게임을 시킨다는 내용이죠.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잔인한 설정과 묘사 때문에 ‘이런 영화를 학생들에게 보여줘도 되는가’로 국회에서 설전이 벌어지기까지 한 ‘문제작’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외딴곳에 모인 사람들이 목숨을 걸고 게임을 하는 ‘데스게임’ 장르의 대표작으로 꼽힙니다. 타임지가 선정한 21세기 화제작에 선정됐고, ‘킬 빌’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극찬을 했죠. 이후 일본에선 데스게임물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잡았습니다. 주로 만화가 원작인데 영화·드라마화된 시기를 기준으로 한다면, ‘라이어 게임'(2007), ‘도박묵시록 카이지'(2009), ‘간츠'(2011), ‘인랑게임(2013), ‘신이 말하는 대로(2014)’, ‘아리스 인 보더랜드(2020)’ 등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화제인 한국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일본의 반응은 유독 냉랭합니다. 일본 넷플릭스에서도 연일 시청률 1위에 올라있지만, 주요 신문이나 방송 등에선 관련 내용을 거의 다루지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 ‘기생충’, ‘사랑의 불시착’, 방탄소년단(BTS) 등 한국 문화 콘텐트를 대대적으로 조명하던 모습과 대조적이죠. 소셜미디어(SNS)에도 처음엔 ‘새롭지 않다’ ‘일본 작품들을 베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황동혁 감독 자신도 인정한 대로, ‘오징어 게임’에선 일본 데스게임물의 영향이 느껴집니다. 빚더미에 오른 주인공이 한탕을 위해 게임에 참가한다는 설정은 ‘도박묵시록 카이지’와 흡사하고, 피가 튀는 잔인한 장면은 ‘배틀로얄’을 떠올리게 하죠. 첫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는 일본에도 ‘달마상이 넘어졌다(だるまさんが轉んだ)’라는 동일한 규칙의 게임이 있고, ‘신이 말하는 대로’라는 영화에도 등장합니다.
거기에 ‘달고나(뽑기)’ 게임도 ‘카르메야키(カルメ焼き)’라는 이름으로 일본에 존재하고, 줄다리기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전통 놀이이기도 합니다. ‘오징어 게임’ 마저 일본에 유사한 놀이가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역사적으로 깊이 얽혀있는 한국과 일본의 관계가 일본인들로 하여금 이 작품에 박한 평가를 내리게 만드는 것이죠.
“설정이 비슷? 그런 건 상관없잖아”
하지만 ‘오징어 게임’의 인기가 식지 않고 외신에서도 각종 찬사가 쏟아지자 반응이 조금 달라지고 있습니다. “데스게임이 일본발(發) 장르인 건 맞다. 그런데 왜 한국 작품만 이렇게 세계인의 호응을 얻는가”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특히 지난해 넷플릭스가 제작한 ‘아리스 인 보더랜드’와는 비교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일본에서 시청률 1위에 오르며 꽤 인기를 모았습니다만, 세계적인 반향은 없었죠.
유명 방송작가인 스즈키 오사무(鈴木おさむ)는 일본 주간지 ‘아에라’에 쓴 글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설정만 들었을 땐 ‘이거 카이지잖아’라고 생각했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그런 건 상관 없다’는 기분이 되어버린다”고요. 설정은 새롭지 않지만 등장인물들의 매력이나 작품 자체의 흡인력이 남다르다는 평가입니다. 문화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마쓰타니 소이치로(松谷創一郎)는 야후 재팬에 실린 글에서 “일본을 중심으로 한 데스게임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가벼움’인데, ‘오징어 게임’은 그 가벼운 소재를 ‘무겁게’ 그려 전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했다”고 말합니다.
초반과는 달리 최근 일본의 데스게임물은 사회적 맥락을 제거한 채 ‘게임’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죠. 장르 자체가 “축소 재생산”되면서 ‘장르물’로서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 장르에 익숙지 않은 이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으로 읽힙니다. ‘오징어 게임’과 설정 면에선 가장 흡사하다는 평을 받는 ‘도박묵사록 카이지’ 영화판 포스터. [인터넷 캡처] ‘오징어 게임’과 설정 면에선 가장 흡사하다는 평을 받는 ‘도박묵사록 카이지’ 영화판 포스터. [인터넷 캡처]
‘아리스’는 안 되고 ‘오징어 게임’은 되고
10일 일본 트위터에는 이런 내용의 글이 올라와 2000명 넘는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우선 같은 넷플릭스의 ‘아리스 인 보더랜드’가 왜 붐을 일으키지 못했는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표절이라고 야유하는 것은 간단하지만, 그(데스게임) 작품군을 가진 나라가 ‘오징어 게임’을 만들어낼 수 없었던 건 역시 반성해 앞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사족입니다만 일본에서 ‘배틀로얄’이 히트한 2000년대 초반은 거품 경제 붕괴로 생존 경쟁이 치열해지며 약자들의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실업 문제, 학생들의 등교 거부 등이 연일 뉴스가 됐죠. 그런 시대였으니 ‘내가 살기 위해선 상대를 죽여야 한다’를 직설적으로 그린 이 작품이 논란 속에서도 ‘호응’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지금 ‘오징어 게임’이 나온 것도 어떤 시대적 징후 아닐까, 라고 생각하면 마냥 환호하긴 힘들어집니다.
그는 석 달여 전 남자 친구 등 지인들과 함께 유커 밸리로 여행을 떠났고 에어비앤비 주택을 빌려 지내다가 소지품을 그대로 둔 채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목격됐을 당시 조씨는 노란색 셔츠에 청바지 차림이었다. 실종 신고를 한 남자 친구 코리오렐은 경찰에 조씨가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족은 조씨를 찾기 위해 만든 페이스북에서 실종 사건을 정신 건강 문제로 연결 짓는 추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일보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