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6개월 면역 뚝? 美전문가 “걱정마라, 접종뒤엔 독감수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항체가 감소된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았다면 공포에 질릴 이유가 없다며 백신 무용론’을 일축했다.

10일(현지시간) CNN은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약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는 있지만, 사람들이 공포에 질릴 이유는 없다. 사람들이 백신 접종 이전처럼 바이러스에 취약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앤 팔시 로체스터의대 교수의 말을 전했다. 그는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화이자·모더나·얀센 등 백신은 중증 예방에 효과적”이라며 “현재 대부분의 돌파 감염은 계절성 독감(플루) 수준이다. 과거 우리가 직면해야 했던 무서운 질병이 아니라는 얘기다. 당황하지 않아도 되며, 괜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신 효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던 제약사들이 최근 돌연 “항체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이젠 부스터샷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주장이다. 앞서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 2차접종 뒤 수개월 뒤면 항체가 줄어든다며 2차 접종을 마치면 중증 위험이 90% 이상 감소하지만 경증과 무증상 감염에 대한 보호력은 점차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의료종사자 4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선 남성, 65세 이상 고령층, 면역체계 손상자들의 항체 수치가 2차 접종 뒤 급감했고, 카타르에서 진행한 연구에서도 화이자 2차 접종 첫달에만 면역력이 최고조를 찍은 뒤 점차 감소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일부 연구진들은 이들 결과를 근거로 “앞으로 몇 달 안에 백신 접종 인구는 코로나19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할 것”이라면서 “또 다른 팬데믹 유행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ko.sukhyun@joongang.co.kr

‘파키스탄 원폭의 아버지’ 칸 박사, 코로나19로 사망

-코로나19 악화에 따른 폐 질환으로 85세에 사망. -파키스탄에게는 핵 개발 영웅… 서방은 핵기술 밀매자로 비난. -이란·리비아·북한에 핵기술 제공 혐의로 가택연금 당해

파키스탄 ‘원자폭탄의 아버지’이자 북한에 핵심 핵기술을 전수한 것으로 알려진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21일 코로나19로 입원 중에 숨졌다. 향년 85세 칸 박사는 지난 8월부터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를 받다가 이날 폐 질환이 악화돼 이슬라마바드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파키스탄 국영 방송 <피티브이>(PTV)가 당국의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칸 박사는 파키스탄이 핵폭탄을 개발한 첫 이슬람권 국가가 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돼 왔다. 그와 동시에 북한 등 제3세계 국가로 핵확산을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국제 사회의 따가운 비판도 함께 받아왔다.

아리프 알비 파키스판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칸 박사의 타계를 듣고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그는 우리가 핵억지력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줬고, 이에 감사하는 조국은 그의 공로를 잊지 않을 것이다”고 추모했다. 파키스탄은 경쟁국인 인도가 1970년대에 핵폭탄 개발에 성공하자, 이에 맞서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파키스탄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1998년에 공식적으로 핵실험에 성공하며 핵무기 보유국을 선언했다.

하지만, 칸 박사는 이란, 리비아, 북한 등에 핵기술을 불법적으로 공유했다는 혐의로 인해 국제적인 비난과 제재를 받아왔다. 그는 자신이 이들 3개국의 핵확산 네트워크에 관여해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에 필요한 원심분리기와 기술을 팔았다고 인정한 2004년 2월 이후부터는 이슬라마바드의 자택에서 연금 상태로 지내왔다.

파키스탄 법원은 지난 2009년 그의 자택연금을 해제했으나, 칸 박사의 움직임은 당국에 의해 철저히 감시를 받아왔다. 그는 2006년 전립선암에 걸렸으나, 수술로 회복됐었다.

칸 박사가 관여한 파키스탄의 핵개발은 미국이 묵인했다는 지적도 크다. 미국은 1979년 소련의 아프가니스칸 침공 뒤 아프간 전쟁에 개입하기 위한 기지로 파키스탄을 이용하기 위해 파키스탄의 숙원인 핵개발을 묵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il@hani.co.kr

쉽지 않은 ‘위드 코로나’…영국 신규 확진 4만명대, 싱가포르도 3000명 넘어

▲ J&J사 로고 앞에 놓인 얀센 코로나19 백신과 주사기. 제니차 | 로이터연합뉴스

‘위드(With)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영국에서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한달여만에 다시 4만명을 넘었다. 싱가포르도 최근 확진자가 3000명대를 돌파하며 위드 코로나의 여파를 겪고 있다.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701명으로, 지난달 6일(4만1192명) 이후 가장 많았다. 사망자는 122명, 입원 환자는 681명이다. 영국 보건당국은 최근 감염의 절반 이상이 17세 이하 집단에서 나왔으며, 이에 겨울철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 학교에서 마스크를 다시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케임브리지셔 지역의 학교에선 이미 마스크 착용이 재도입됐고 직원회의나 학부모 방문 행사 등도 화상으로 열도록 했다.

영국 통계청은 영국인 110만명이 ‘롱코비드’(코로나19로 인한 4주 이상 장기 후유증)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40만5000명은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은 코로나19 입국 규제를 더 완화해 입국 후 10일 호텔격리가 필수인 ‘적색 국가’를 크게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브라질 등 32개국이 빠지고 약 9개국만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 싱가포르도 일일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3000명대를 돌파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싱가포르에선 지난 5일 기준으로 3486명의 신규 확진자와 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점진적인 위드 코로나 전환을 예고한 싱가포르 보건 당국은 방역 규제를 강화했다. 직장인은 의무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사적 모임은 현행 5명에서 2명으로 조정됐다.

아프간 시아파 모스크서 예배 중 테러…”최소 100명 사상”

▲8일(현지시간) 아프간 북부 쿤두즈주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사람들이 희생자의 시신을 옮기고 있다. 쿤두즈 |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북부의 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8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해 최소 10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관계자와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북부 쿤두즈의 시아파 모스크에서 금요 예배가 진행되던 도중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 폭발로 최소 15명이 숨지고 90명 이상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현지 국경없는의사회(MSF) 병원 측을 인용해 보도했다. 탈레반 경찰 관계자는 “적어도 100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통신에 말했다.

예배를 보기 위해 대거 몰려든 시아파 신도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목격자 잘마이 알록자이는 “40구 이상의 시신을 봤다”며 “구급차가 사건 현장으로 가고 있었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시아파 모스크가 타깃이었으며, 많은 신도가 숨지거나 다쳤다”며 “현장에 특수부대 요원이 도착했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AP통신에 전했다. 다만, 사상자 수는 언급하지 않았다.

폭발의 배후는 현재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니파를 겨눈 이슬람국가(IS)의 테러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니파 극단주의 조직인 IS는 시아파를 ‘배교자’라고 비난하며 시아파 주민 등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테러를 자행했다. IS는 같은 수니파인 탈레반을 향해서도 미국과 평화협상을 벌인 점 등을 지적하며 온건하다고 비난해왔다.

현지 IS 분파 조직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은 지난 8월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하자 동부 잘랄라바드와 수도 카불을 중심으로 테러를 벌여왔다.

북한: 미국인 10명 중 6명 ‘북한이 한국 공격하면 미군 지원해야’

미국인 10명 중 6명은 북한이 한국을 침공할 경우 미군의 지원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국의 외교정책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할 경우 한국 방어를 위해 미군을 활용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58%보다 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인 2018년 64%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이는 미국의 또 다른 우방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59%, 이스라엘 53%, 대만 52% 등에 대한 미군 지원 지지 응답률보다 높았다.

다만, 대만의 경우 중국이 대만을 공격했을 때 미군 활용 지지 응답은 지난해 41%에 비해 11%포인트가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과반 지지를 얻었다.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2%가 북한을 ‘적대국’이라고 답했고 10%는 경쟁이 필요한 ‘라이벌’이라고 밝혔다. 반면 한국을 동맹으로 인식한다는 응답률은 41%로 나타났다. 프랑스 52%, 독일 45%, 일본 44% 등의 순이었다.

필요한 파트너(26%)라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67%가 한국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응답자의 3%만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호의를 갖고 있고 93%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는 63%가 호의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계속 핵무기 추구하면 고립시켜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구하는 동안에는 경제 제재로 북한을 고립시키고 압박해야 한다는 답변은 70%에 달했다.

핵무기 프로그램 중단을 대가로 공식 평화협정 협상을 지지한다는 응답도 76%로 나타났다.

반면 핵무기 보유를 허용하면서 평화협정 협상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24%에 그쳤다. 35%는 북한의 핵무기 포기를 강제하기 위해 군사행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여론조사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등의 후원을 받아 지난 7월 중 미국인 208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와 관련해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지역연구센터장은 BBC 코리아에 “전반적으로 미국인들의 대북 인식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동맹 차원에서의 임무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물론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풀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에 동맹을 중시하는 미국인들의 인식이 잘 반영돼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이번 조사를 진행한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측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 복원에 외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면서 “동맹이나 파트너 안보를 위한 미 군사력 사용에 관한 대중의 지지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올라갔다”고 밝혔다.

▲2012년 9월 북한 개성에서 주민들이 수레에 옥수수를 싣고 있다.사진 출처,GETTY IMAGES

미국 대북 인도적 지원 지지

한편 미국이 북한 내 자국민 착취 등 인도주의적 상황에 대한 북한 정권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북한 주민들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 노력에 대해서는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대북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미국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미국은 특정 정권에 동의하지 않을 때조차 이것을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북한에 대한 중요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려는 국제적 노력을 계속해서 지지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북한이 계속해서 자국민을 착취하고 인권을 침해하며 불법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축하려고 자원을 전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미국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이를 위해 언제 어디서나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마주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화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목표는 대북제재 해제”라며 “사전에 대북제재 해제를 약속 받고 싶어하는 북한과 제재 해제는 협상의 결과로 나오는 것이지, 사전에 약속할 수는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치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대북제재 보다는 실현 가능한 대북 인도적 지원을 강조하는 것”이라며 “이는 결국 북한을 협상의 장으로 나오게 하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오는 22일 열리는 유엔총회에 제출할 보고서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처로 인도주의적 위험에 처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유엔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중 국경지대에서 상업 활동에 의존하던 북한 주민들이 기아 위험에 처했으며 의약품 공급은 줄고 가격은 급등했다고 밝혔다.

내달부터 외국인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미국 입국 가능할 듯

미 CDC “화이자·모더나·얀센 외에 WHO 승인 백신도 인정”

▲미국 덴버 국제공항에서 보안 검색을 기다리는 여행객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다음 달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외국인 여행객들도 미국에 입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8일(현지시간) 내달부터 시행되는 외국인 여행객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와 관련해 미국 보건 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을 모두 인정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와 모더나, 얀센(존슨앤드존슨) 등 세 종류의 코로나19 백신만 정식 승인 또는 긴급사용 승인이 이뤄진 상태다.

CDC는 그러나 이들 3가지 백신에 더해 WHO가 승인한 백신도 인정하기로 했다.

CDC 대변인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정식 승인 또는 긴급사용 승인했거나 WHO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여섯 가지 백신이 미국 여행을 위한 기준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WHO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백신은 화이자, 모더나, 얀센 외에도 아스트라제네카와 시노팜, 시노백 등이 있다.

CDC는 이와 관련해 항공사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최근 인정되는 백신 종류를 항공사들에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CDC는 미국 여행을 위한 의무사항이 최종적으로 확정되면 추가적인 지침과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정부는 11월 초부터 미국에 입국하는 대부분의 외국인 항공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겠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그러자 일부 국가들은 WHO가 승인한 백신도 인정하라고 조 바이든 행정부를 압박해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 FDA가 승인한 백신이 모든 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앞으로도 CDC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접촉자 추적 규정을 마무리해 공표하는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또 아직 백신 접종 자격을 갖추지 않은 어린이나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지 않은 국가에서 오는 입국자 등 예외 인정 사유도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isyphe@yna.co.kr

세계 1위 ‘오징어 게임’, 국내선 호불호 갈리는 이유

넷플릭스 TV쇼 1위…한국 드라마론 처음, 한국선 “꿀잼” VS “식상” 팽팽

‘잭팟’이 터졌다. 극중 게임에 걸린 최종 상금 456억원의 가치보다 더 높은 성과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한국 드라마로는 처음으로 전세계 넷플릭스 티브이(TV) 쇼 부문 1위에 오른 <오징어 게임> 얘기다.

지난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징어 게임>은 전체 9화 분량의 드라마 시리즈다. 영화 <도가니> <수상한 그녀> <남한산성> 등을 만든 황동혁 감독이 연출했고, 배우 이정재·박해수가 주연을 맡았다. 거액의 빚을 지는 등 벼랑 끝에 몰린 ‘밑바닥 인생’들이 최종 우승하면 456억원을 차지하는 게임에 목숨을 걸고 참가하는 내용을 담았다.

공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라 국내 넷플릭스 순위 정상을 차지한 건 예상된 수순이었다. 놀라운 건 다른 나라에서의 반응이다. 25일 세계 영상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을 보면, <오징어 게임>은 전세계 넷플릭스 티브이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한국 영화 <승리호>와 <살아있다>가 전세계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차지한 적은 있지만, 한국 드라마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라별로 보면, <오징어 게임>은 미국, 독일, 브라질,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모로코 등 66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외국에서의 평가 또한 우호적이다. 영상 콘텐츠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 <오징어 게임>의 신선도 지수는 이날 현재 100%다. 평점을 준 전문가는 7명으로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전원이 호평했다. 일반 관객의 평점을 보여주는 팝콘 지수는 88%(322명 참여)다. 또 다른 평점 사이트 아이엠디비(IMDb)에서 <오징어 게임>은 10점 만점에 8.3점을 기록하고 있다. 8점대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평점을 매긴 1만6393명 중 28.4%인 4654명이 10점 만점을 줬다.

호평 일색인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반응이 갈린다.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은 국내에서 좀처럼 시도하지 않았던 ‘데스 게임’ 장르를 한국적 정서로 변주했다는 점을 든다. 목숨을 건 승부의 긴장감에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오징어 게임 같은 추억의 어린 시절 놀이와 절절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의 애틋한 정서가 어우러져 차별화된 재미와 공감을 안긴다는 것이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데스 게임 형태의 콘텐츠가 새로운 건 아니지만, 그 안에 담은 캐릭터가 차별점을 지닌다”며 “외국인 노동자, 탈북자, 노인 등 주로 잉여집단이나 낙오자로 그려져온 소수자들을 주요 인물로 설정한 것도 극찬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남을 밟고 올라서야 하는 극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에게 공정이란 무엇인지를 곱씹게 만드는 주제의식에 공감한다는 의견도 많다.

반면 아쉬움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죽음의 게임을 다룬 일본 영화 <신이 말하는 대로> <배틀로얄>,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 등의 요소들을 짜깁기한 것 같다거나, 인물들의 사연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극의 전개가 늘어진다는 의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일부 캐릭터의 과장된 연기와 틀에 박힌 대사, 목적을 위해 몸으로 상대를 유혹하는 여성 캐릭터 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왜 이런 온도차가 생기는 걸까? 국내에선 평소 다양한 국외 콘텐츠를 접해온 이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에다 한국 영화·드라마 특유의 신파적 요소를 더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익숙한 것과 익숙한 것의 조합이 기시감을 불러일으킨 셈이다. 그런데 이런 요소들이 외국 시청자들에겐 되레 흥미를 당기는 경쟁력으로 작용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익숙한 장르물의 문법을 취함으로써 진입장벽을 낮추는 한편, 끈적한 사연을 지닌 캐릭터와 동심을 상징하는 알록달록한 시각적 장치를 통해 색다른 매력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456개의 침대를 블록처럼 쌓아 올린 숙소, 분홍빛 계단, 초대형 놀이터 등 컴퓨터그래픽(CG)을 최소화하고 직접 만든 세트가 눈길을 끈다. 김효정 평론가는 “외국 관객들이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 열광하는 건 일반적인 스릴러 장르를 미묘하게 살짝 비틀었기 때문”이라며 “<오징어 게임>도 비슷한 이유로 빠져드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한편에선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과 콘텐츠의 궁합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콘텐츠 플랫폼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상위권 목록을 보면 잔잔한 콘텐츠보다는 자극적이고 오락성을 갖춘 장르물이 대부분”이라며 “이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보며 국내 콘텐츠 제작자들이 어떻게 해야 글로벌 오티티(OTT) 시장에서 잘 먹히는지를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이와 비슷한 콘텐츠가 더욱 늘어날 텐데, 어떤 면에선 긍정적이지만 쏠림 현상이란 측면에선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은 각각의 플랫폼과 잘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westmin@hani.co.kr

아스트라제네카, ‘항체 주입형 코로나 예방약긴급사용승인 신청

-미국 식품의약국에 제출 -면역 약한 환자 등에게 투입 -최대 1년까지 면역 기능 제공

▲한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5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에 암 환자 등 면역 기능이 떨어진 이들에게 항체를 직접 주입하는 약물의 긴급 사용승인을 신청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영국·스웨덴계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인체에 직접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체를 주입해 감염을 예방하는 약물에 대한 긴급 사용승인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AZD7442’라고 이름 붙여진 이 약물은 주사를 통해 인체에 직접 항체를 주입하는 방식이며, 승인을 받으면 면역 기능이 손상되어 백신 접종으로는 보호받기 어려운 이들에게 주로 쓰일 전망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연구개발 책임자 메네 판갈로스는 “이 약물은 한 두달 유효한 기존 제품과 달리 인체의 면역 기능을 최대 1년까지 강화시켜 줄 수 있다”며 “백신으로 적절하게 보호받지 못하는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에게 이 약물을 투여할지는 궁극적으로 보건당국에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약물은 면역 증강이 필요한 군인 등에게 백신 접종과 병행해 투여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미 식품의약국은 리제네론 등 3개 회사의 유사한 약물에 대해 긴급 사용승인을 한 바 있는데, 기존 승인 제품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에게 투여하는 반면 아스트라제네카의 약물은 감염 방지를 위해 투입하는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암 환자 등 고위험군 다수를 포함한 이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코로나19 감염증 유발 위험을 77%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교수(감염내과)는 이날 <한겨레>와 전화통화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통해 항체를 스스로 만들어내기 어려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예방 약물”이라며 “적용 가능한 범위가 넓지 않아 백신을 대체할 정도는 아니고, 백신의 보조 선택지 중 하나 정도”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어 “(AZD7442가) 없는 것 보다야 보유하는 편이 낫다”면서도 “선구매가 필요한 여러 약물 중 우선순위가 그리 높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6월 이 약물의 개발비로 2370만달러를 아스트라제네카에 제공했으며, 지난 3월 50만회분을 공급받기로 한 바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영국 정부도 100만회분을 공급받는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한 바 있다. marishin@hani.co.kr

“코로나만 아니면…” 한국 여권으로 190개국 무비자 간다

무비자 방문국범위 지표화 ‘헨리 여권지수’ 세계 2위… 1위는 일본·싱가포르

한국인이 비자를 받지 않고 갈 수 있는 나라가 190개국에 달해 ‘한국 여권의 힘’이 세계 2위권인 것으로 조사됐다.

5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국제교류 전문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이날 발표한 ‘헨리 여권지수’에서 한국은 190점으로 독일과 함께 공동 2위에 올랐다.

헨리 여권지수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자료를 바탕으로 199개국 중 특정 국가의 여권 소지자가 비자 없이 방문하거나 사실상 무비자로 갈 수 있는 국가가 얼마나 되는지를 지표화한 것이다.

산정 과정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입국 제한상황은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은 순위에서 2013년 13위까지 떨어졌다가 2018년부터 2위 또는 3위로 최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공동 1위는 일본과 싱가포르로, 두 나라 국민은 전 세계 193개국을 무비자 또는 사실상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 2위인 한국과 독일에 이어, 핀란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스페인이 공동3위를 차지했다. 4위는 오스트리아·덴마크, 5위는 프랑스·아일랜드·네덜란드·포르투갈·스웨덴이었다.

북한의 경우 무비자 또는 사실상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나라가 39개국에 그쳐 109위를 기록했다. 북한 뒤로는 네팔, 팔레스타인, 소말리아, 예멘 등 8개국밖에 없었다.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이번 집계 결과를 토대로 최근 북반구와 남반구 국가 간 이동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글로벌 여권 순위 1위인 일본·싱가포르가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부분 해외 입국을 일정 부분 제한하는 조처를 하는 데 반해 97위인 이집트 등에는 여행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지표를 고안한 크리스티안 카엘린 헨리앤드파트너스 의장은 이런 추세가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세계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고 싶다면 선진국들이 쓸모없는 이동 제한을 고수하지 말고 이동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배고파 고기부산물 뒤지는 사람들··· 사진에 담긴 브라질의 기아

먹을거리를 찾기 위해 동물들의 사체 더미를 뒤지는 브라질 주민들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최악으로 치달은 브라질의 기아 위기가 이슈화되고 있다.

화제를 모은 사진은 브라질 리우의 현지 매체 ‘엑스트라’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1면 기사로 내보낸 것이다. 사진에는 운송용 트럭 안에 가득차 있는 동물들의 사체 속에서 뼈와 내장 등 부산물을 찾으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겼다. 이 트럭은 식료품 매장에서 쓰고 남은 고기 부산물을 공장으로 보내는 차량으로 당초 이 부산물은 동물의 사료용이나 비누 등을 만드는데 활용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의 기아 사태가 악화되며 실직자 등 저소득층 주민들이 트럭 앞에 모여들어 고기 부산물을 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엑스트라와의 인터뷰에서 절박한 상황을 전했다. 최근에 남편을 잃었다는 한 50대 여성은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주일에 두 번, 먼 길을 돌아 식량들을 모으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래로 오랫동안 고기를 보지 못했다”며 “이것들(뼈와 내장)을 집에 가지고 가 아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요리해야 한다. 이런 곳이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이들 트럭에서 뼈와 내장 등의 부산물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트럭 운전사는 “예전에는 사람들이 개들에게 줄 뼈 한 조각을 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음식을 만들 뼈를 구걸하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나. 어떤 날은 울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은 가디언 등 각국 매체들을 통해 전파됐으며 브라질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와 최악의 기아 사태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을 촉발했다. 브라질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타격과 정치적 혼란이 심화되며 실업률이 약 14%로 치솟았다. 여기에 가뭄까지 겹쳐 물가도 급등했다. 이에 약 1900만명이 기아 위기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전역에서는 4일 현재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고 경제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에 직면에 있으며 각종 비리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하지만 대통령에 우호적인 하원의장은 탄핵 요구를 무시하고 있으며 탄핵 성사 요건을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