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메르코수르 30주년

김선태 (코트라 아순시온 무역관장)

본지는 한중남미협회 발행 잡지 “K-Amigo” 2021년 여름호에 기고된 메르코수르 30주년 기고문을 파라과이 한인동포들께 6회에 걸쳐 게재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 1 회


2021년 3월은 메르코수르(Mercosur, 남미공동시장) 창립 30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고자 지난 3월 26일 4개 회원국 정상이 화상회담을 개최하였다.

의장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하여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대통령 그리고 준회원국인 칠레, 볼리비아 대통령이 참석하였다. 3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 있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각국의 상반된 입장이 드러나면서 어색하게 회담이 마무리되었다.

발단은 우루과이 루이스 라까에 포우(Luis Lacalle Pou) 대통령(2020.3 취임)의 연설이었다.

메르코수르 기본원칙 (즉, 단체 대외협상 원칙)외에도 회원국별로 외국정부와 개별협상할 자율(Flexibilización)도 허용하라고 공식 제안한 것이다.

메르코수르 임시의장국인 아르헨티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andez) 대통령(2019.12 취임)은 ”개별협상 허용은 불가하니 메르코수르가 싫으면 떠나라“는 취지의 면박성조로 답하여 메르코수르의 현 상황을 극명히 보여주었다.

회담 한 달 전인 2월 초, 브라질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대통령(2019.1 취임)과 우루과이 대통령 간의 양국정상회담에서 개별협상 추진에 합의한 바 있었고, 2월 중순에는 우루과이와 파라과이 마리오 압도(Mario Abdo) 대통령 간의 양국정상회담에서도 우루과이 측에서 개별협상 추진에 대하여 제안한 사실이 있다. 이처럼 우루과이, 브라질의 입장은 이미 널리 공표된 사실인데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마치 처음 듣는 것처럼 강하게 반응하였다.

한편 파라과이 대통령은 ”이념이 메크로수르를 갈라놓아서는 안된다“는 원칙적인 발언으로 일관하였다. 파라과이는 지난 2월 우루과이 양국정상회담, 그리고 3월 정상회담 당시에도 직접적인 입장표명을 보류하다 4월에 이르러서야 반대의사를 공식 표명하였다.

5월 중순 현재 개별협상 건은 각 2개국씩 찬반이 양분되어 있다. 브라질, 우루과이는 개별협상을 찬성하는 반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는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수한 상황인 파라과이를 배제하고 남은 3개국을 살펴보면 메르코수르가 이념에 따라 분열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좌파/우파의 이분법적 구분 시 현재 브라질,우루과이,파라과이는 우파, 아르헨티나는 좌파이다).

아르헨티나는 마끄리(Maurico Macri) 전 대통령 집권 당시(2015.12~2019.12. 중도우파)는 시장개방에 적극적이었으나, 현 중도좌파 행정부는 집권하자마자 전 정권의 대외협상정책을 완전히 뒤집었다.

이번 개별협상을 제기한 우루과이도 상하원의원대상 2회에 걸친 전수 여론조사 결과의 경우 여당의원의 97%가 개별협상에 찬성하였지만, 야당의원은 36%만 개별협상을 찬성하고 있다. 이념과 경제를 분리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러면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순으로 찬반입장의 배경을 살펴보자.

3월 정상회담 직후 남미지역 언론들조차 파라과이를 브라질,우루과이와 같은 입장으로 분류하였을 정도로 파라과이는 3월까지도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파라과이가 아르헨티나와 같은 입장(즉, 개별협상 반대)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측되고 있었다. 무엇보다 대 아르헨티나 곡물 무역의존도가 높은 것이 첫 번째 원인이고 둘째는 개별협상은 곧 ”중국“과의 개별협상을 의미하는데 파라과이는 대만수교국이라 협상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

중국과의 수교문제는 업종별로 미치는 영향이 크다. 대표적인 예로 축산업은 수출 신시장 개척차원에서 적극 환영하겠지만 건설업은 결사반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건설사들이 파라과이에 대거 진출하여 저가공세를 펴면 파라과이의 건설 카르텔(Cartel)이 무너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에 파라과이는 ”개별협상반대“라는 상당히 현실적인 결정을 하였다.

다음, 우루과이는 소규모개방경제로서 정체된 성장을 돌파하기 위하여 시장 개방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우루과이의 가장 큰 경제문제는 2003년부터 지속하던 성장이 수년 전부터 정체기로 들어간 점과 11% 선인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중국을 활용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로 상정하고 있다.

그간 우루과이는 2번에 걸쳐 중국 자동차 조립공장을 유치하였으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중국 체리(Chery)는 2015년 공장을 폐쇄하였고, 리판(Lifan)은 2018년부터 가동중단 상태이다. 중국이 브라질, 아르헨티나 시장 진출을 위한 우회진출 전략기지로 우루과이를 택하였으나 낮은 생산성 그리고 외부요인(수입국의 환율, 수입규제) 등에 의하여 실패한 사례로 기록된다.

우루과이는 브라질보다 중국과 FTA를 먼저 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산 전기차 공장을 우루과이로 유치하는 데 휠씬 유리한 고지를 점함은 물론 우루과이산 소고기가 중국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시장개방을 강하게 반대하는 이유는 해외에 수출할 ”경쟁력 있는 제조업상품이 없다“는 현실적인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오히려 겨우 버티고 있는 제조업마저 존폐기로로 몰리는 최악의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참고로 곡물 및 가공산업, 축산업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바 본고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2020년 전체 수출통계를 살펴보면 “자동차산업(완성차, 부품)”이 사실상 유일한 제조업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산업은 약 43억 불을 수출하였으며 이는 전체수출의 약 8%이다. 자동차의 70% 정도가 브라질에 수출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중남미 국가에 판매되었다. 제조업 중 수출 2위는 철강인데 전체의 2% 이하 비중에 불과하다.

아르헨티나에서 자동차 공장을 가동 중인 9개사 모두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다. 2011년에는 80만대까지 생산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9개사 모두 합쳐서 31만대 생산에 그쳤다. (현대자동차 브라질공장은 18만대 생산능력임에도 2019년 기준 20만 대이상 생산 함. 비교용으로 인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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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남미동아뉴스

파라과이 다이제스트 남미동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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