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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2월 3일, 스트로에스네르 35년 철권통치 종식 안드레스 로드리게스 주도 쿠데타로 민주화 전환점 마련
파라과이 현대사의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기록된 1989년 2월 3일, 이른바 ‘라 칸델라리아의 밤(La Noche de la Candelaria)’ 쿠데타가 일어난 지 올해로 37주년이 되었다. 이는 남미 역사상 가장 길었던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Alfredo Stroessner)의 35년 독재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의 서막을 연 역사적 사건이다.
1954년 집권한 스트로에스네르는 반공주의를 기치로 계엄령을 반복 선포하며 장기 집권을 이어갔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 경제 위기와 국제적 고립, 집권 콜로라도당 내부의 분열이 가속화되면서 독재 체제는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스트로에스네르의 측근이자 사돈 관계였던 안드레스 로드리게스(Andrés Rodríguez) 장군이 군부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전격적인 쿠데타를 단행했다.
수도 아순시온 시내에서 벌어진 치열한 교전 끝에 스트로에스네르는 항복을 선언하고 브라질로 망명길에 올랐다. 권력을 장악한 로드리게스 장군은 즉각 “파라과이에 민주주의가 왔다”고 선언하며 인권 회복, 언론의 자유 보장, 다당제 선거 실시 등을 약속했다. 실제로 같은 해 5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를 통해 파라과이는 민주적 통치 구조로의 이행을 본격화했다.
37년이 지난 오늘날, 파라과이는 정권 교체와 헌법 개정 등을 거치며 민주주의를 공고히 해왔다. 하지만 독재 시절 자행된 인권 유린 피해자들에 대한 완전한 보상과 과거사 청산, 그리고 여전히 정치권에 남아있는 ‘스트로니스모(Stronismo, 독재 옹호 성향)’의 잔재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현지의 한 역사학자는 “37년 전의 그 밤은 파라과이 국민들이 공포 정치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순간”이라며, “민주주의의 시작을 기념하는 것은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다.